오늘은 평화누리길의 숨겨진 코스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 조용한 평화의 길, 연천 ‘평화누리길’의 숨겨진 코스를 걷다
경기 북부의 대표적인 평화 테마 트레킹 루트, ‘평화누리길’.
이 길은 군사적 긴장감과 자연의 평온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이자,
단순한 하이킹 코스를 넘어선 역사와 생태, 그리고 사색의 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진각에서 출발해 파주나 고양 방면의 코스를 주로 찾는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그보다 더 은밀하고 한적한,
연천군에 위치한 평화누리길 중 북쪽 비무장지대 인근 루트다.
이곳은 방문객이 적어 자연의 고요함이 더 진하게 남아 있으며,
트레킹 내내 산새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동행자가 되어준다.
한적하지만 길은 잘 정비돼 있어,
자연을 깊이 체험하고 싶은 트레커에게 딱 맞는 코스다.
🌿 비무장지대와 맞닿은 자연의 길, 연강 갤러리~신탄리역 코스
이번에 걷게 된 구간은 연강 갤러리에서 출발해 신탄리역으로 향하는 5코스 일부.
길이는 약 7.5km로, 천천히 걸으면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걷는 내내 풍경이 워낙 다양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출발 지점인 연강 갤러리는 DMZ와 관련된 예술 전시가 이루어지는 작은 전시관.
이곳에서 출발해 북쪽 방향으로 향하면, 금세 임진강 지류와 숲길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가 시작된다.
때때로 군용 철조망이 길 옆으로 이어지고,
이따금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경계 너머를 지키고 있지만,
그 긴장감 속에서도 자연은 한없이 평화롭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통일 전망 쉼터’부터 이어지는 구릉지대.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북한 지역의 산 능선이 아련하게 보이고,
봄에는 야생화, 가을에는 억새가 너울거리는 이 길은
국경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자연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이다.
도중엔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벤치도 있어
DMZ라는 장소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풍경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 혼자 걸어도 좋은 길, ‘생각이 자라는 트레킹 코스’
이 루트의 또 다른 매력은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다.
사람이 거의 없어 마치 나만을 위한 산책로처럼 느껴지며,
자연과 나 사이에 아무 방해도 없는 시간이 흐른다.
길은 흙길과 숲길, 철길을 잇는 산책로가 반복되고,
도중엔 폐역이 된 작은 간이역과 버려진 벙커, DMZ 철책 등의 흔적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리는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 것인지 되새기게 된다.
끝지점인 신탄리역은 현재도 운행 중인 ‘경원선의 종점’.
작고 조용한 역 앞에 다다르면 마치 시간 여행을 마친 듯한 기분이 든다.
자판기 하나, 화장실 하나, 그리고 고요한 대합실.
그 안에서 내 마음도 고요하게 내려앉는다.
이 코스는 혼자 걷기에 이상적인 곳이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아니라
자연과 과거, 그리고 나 자신과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길.
사진을 찍기보단 풍경을 마음에 담고,
기록보다는 기억에 남기고 싶은 그런 장소다.
🔖 여행 정보 요약
📍 코스: 연강갤러리 → 통일전망쉼터 → 신탄리역
🥾 거리: 약 7.5km (2시간 30분 정도 소요)
🕒 추천 시간대: 오전 9~11시 출발, 오후 햇살 전에 종료
🚗 주차: 연강갤러리 인근 무료 주차 가능
🛤 대중교통: 동두천역에서 경원선 이용, 신탄리역 하차 후 연강 갤러리까지 도보 또는 택시
🎒 준비물: 등산화 or 트레킹화, 생수, 간단한 간식, 망원 렌즈(풍경 촬영용)
⚠️ 주의사항: 군사시설 접근 금지 구역 표시 철저히 준수 / 야생 동물 주의 안내 간혹 있음